탄자니아에서 건축 자재를 주문하고 배송받는 과정은 한국의 건축 자재 시장과 좀 다릅니다. (사)올인원에는 건축 전문가가 따로 없기에, 후원자님이 한국의 환경과 비교해 보실 수 있도록 현지에서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먼저 가장 중요한 벽돌로 시작할께요.

이곳의 벽돌은 재료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는 모로고로(Morogoro) 등지에서 구한 붉은 흙을 빚어 구운 ‘빨간 벽돌’입니다. 특별한 기계가 없이 빚어서 굽다 보니 규격이 일정하지 않고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굉장히 비싸구요.  둘째는 시멘트와 모래를 일정 비율로 섞어 만든 ‘시멘트 블록(5인치 또는 6인치)’입니다. 이 벽돌 제조 공장들은 큰 길가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4인치 벽돌도 제작되었으나 최근에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일반적인 규격은 5/6인치 x 23cm x 46cm 정도이지만, 실제 크기는 가게마다 조금씩 차이가 납니다. 최근 석유 대란 이후 흙 운송비가 급등하면서 벽돌 가격도 함께 올랐는데, 크기를 줄여 제작하기도 하므로 구매 전 강도와 크기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최근 벽돌 공장이 늘어나고 벽돌을 끊임없이 찍어내는 모습을 보면, 현지의 건축 경기가 활성화되고 있음을 체감합니다.

현지에서 벽돌이 제작되는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좋은 흙과 시멘트를 믹서기에 넣어 물과 배합한 뒤, 삽으로 퍼서 사각 철제 틀(바닥은 나무판)에 채워 넣습니다. 그 후 기계 압력으로 찍어내어 나무판째 바닥에 건조합니다. 하루가 지나면 벽돌을 180도 돌려 바닥에 다시 눕히고, 아침저녁으로 물을 주며 양생합니다. 하루이틀 뒤 벽돌을 5개씩 층층이 쌓아 판매를 시작합니다. 그러나 지난 대우기 때부터 벽돌을 구하지 못했던 수요가 최근 한꺼번에 몰리면서 주문이 폭증했고, 현재는 바닥에서 채 마르지 않은 벽돌까지 구매해 가는 상황입니다.

여기에서 문제가 좀 있습니다. 이곳 그 누구도 신경을 안쓰지만 있어요. 건조가 덜 된 젖은 벽돌을 장거리 운송할 경우, 차량의 흔들림과 벽돌간 마찰로 인해 벽돌의 6면 모서리가 깨지거나 서로 긁혀 부서집니다. 심한 경우 금이 가거나 산산이 깨지기도 하므로, 현장과의 거리가 멀다면 완전히 마르지 않은 벽돌은 구매하지 않는 것이 현명합니다. 공사 현장에 도착한 벽돌을 곧바로 사용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강한 햇빛과 빗물에 노출될수록 벽돌의 마모와 부식이 정비례하여 심해지기 때문입니다. 이는 시공 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벽돌을 쌓아 올린 뒤 외벽 미장 작업을 하지 않은 채 수년이 지나면 구조가 극도로 취약해집니다. 결국 벽돌과 시멘트 모르타르 반죽이 분리되거나, 벽돌이 산산이 깨지거나 벽체 전체가 무너지기도 합니다.

 

탄자니아에서 벽돌을 구매할 때 한 가지 더 유의할 점은 벽돌값과 운송비가 별도로 청구된다는 사실입니다. 벽돌 공장에서 자체 트럭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독립된 트럭 소유주가 운전기사를 고용하여 배달 대행 형태로 운영합니다. 배송용 트럭은 벽돌 공장에서 연결해 주기도 하고, 구매자가 직접 트럭을 수배해서 공장으로 보낼 수도 있습니다.

2026년 9월 현재 기준, 현지 시멘트 벽돌 가격은 한 장당 900~1,000 실링입니다. 상·하차 비용이 포함된 운송비는 현장과 공장이 가까운 경우 한 장당 약 200 실링에서 시작하며, 거리가 멀어질수록 비용이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대량으로 구매할 때는 어느 정도 가격 흥정이 가능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중심가나 번화가에서 멀어질수록 외국인 구매자에 대한 현지인들의 시선이나 거래 태도가 겉보기와 달리 호의적이지 않은 편입니다. 게다가 거래 기간이 길어질수록 무리한 요구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로워지는 경향이 있어, 계약과 소통 과정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인 한국의 건축 현장에서는 벽돌을 직접 사러 다닐 일이 없을 것 같기는 합니다. 규격에 맞춰 주문하면 규격화된 기성품 자재가 현장으로 배송될 것 같아요. 이곳에서는 집을 지으려면 건축주나 현장 책임자가 직접 돌아다니며 품질과 가격을 일일이 확인해야 합니다. (사)올인원 탄자니아 지부장은 벽돌을 구매할 때마다 매번 공장을 직접 방문합니다. 배달차에 맡겨두면 잡초 뿌리나 쓰레기가 있는 벽돌, 많이 파손된 벽돌, 가장 무서운 젖은 벽돌을 트럭에 실어오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벽돌을 트럭에 올릴 때, 비포장 도로를 달릴 때, 그리고 현장에 도착해 벽돌을 내릴 때, 벽돌은 끊임없이 파손됩니다.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배달 차량과 동행해야만 벽돌을 온전히 건질 수 있습니다.

다음에는 시멘트 배송에 대해서 써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