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는 초등학교 4학년과 7학년에 국가시험이 있으며, 시험에 실패하면 상급 학년으로 진급할 수 없어서 상당수의 학생들이 학교를 중도에 이탈하고, 초등교육조차 충분히 마치지 못한 채 값싼 비공식 노동시장으로 유입됩니다. 일부 여학생들은 이른 나이에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고, 어린 나이에 부모가 된 이들은 학업과 경제활동의 기회를 잃게 되어, 결국 이들은 빈곤의 악순환에 진입합니다. 이를 끊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최소한 초등교육을 마치고, 이른 임신을 예방하며, 스스로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계획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돕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다르에스살람 키감보니 지역은 서울과 비슷한 규모의 넓은 면적을 가지고 있으나 대부분이 녹지와 비포장도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주민 대다수가 하루 한 끼 식사조차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는 만큼, 날짜와 장소를 정해 학생들을 한곳으로 불러 가르치는 방식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 넓은 지역의 학생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려면 학생들이 우리에게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학생들에게 최대한 가까이 가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사단법인 올인원은 2018년부터 탄자니아 키감보니 지역의 공립 보건소와 공립 초등학교를 활용해 학습부진 아동을 대상으로 읽기, 쓰기, 사칙연산을 가르치는 길거리교실과 방과후 수업을 운영해 왔습니다. 또한 키감보니 내 모든 공립 초·중등학교에 공중보건 및 구강보건 교육을 실시하고, 구급상자와 의약품을 지원해 왔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많은 주민들의 지지를 받았지만, 동시에 적지 않은 반발도 있었습니다. 탄자니아에서는 외국인이 참여하는 공익사업이라면 눈에 보이는 건물과 조직, 차량 등을 갖추어야 한다고 기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활동 초기에는 이민국과 지역 세무서, 구청에서도 왜 학교를 짓지 않고 공공기관 건물을 활용하느냐는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사업은 특정 시설에서 운영되는 형태가 아니라 키감보니 전역을 대상으로 매일 반복되는 이동형 교육·보건 서비스였기 때문에 교육과 의약품 보급에 집중했습니다.

저는 세 아이를 탄자니아 현지 사립학교에 보내며 다양한 교육 현장을 경험했습니다. 아이들은 케냐 천주교, 필리핀 천주교, 한국 개신교, 로컬 크리스찬, 로컬 무슬림 계열의 미셔너리 학교와 군 부대가 운영하는 학교에 다녔습니다. 학교마다 시설과 교육 철학, 규율의 정도는 모두 달랐습니다. 제 아이들은 편견과 인종적 차이를 끊임없이 마주하는 환경 속에서 성장했고, 그 과정에서 방황하고 쉽지 않은 사춘기를 겪었습니다.  부모로서 쉽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동시에 다양한 학교와 교육 환경 속에서 아이들이 겪는 보이지 않는 어려움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었고, 탄자니아 특유의 학교 운영과 교육 문화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한 가지 공통적으로 확인한 사실은, 사립학교가 아무리 좋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더라도, 학교 주변의 가난한 주민과 아이들은 학비 때문에 그 혜택에서 배제된다는 점이었습니다.

리가 처음부터 학교 건립을 목표로 했던 것은 아닙니다. 길거리교실과 방과후교실을 운영하면서 학교와 교사들, 그리고 교육 행정의 여러 현실적인 한계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결국 지역의 아이들이 경제적 형편과 관계없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탄자니아의 많은 아이들은 언어적·신체적 폭력에 익숙한 환경 속에서 성장합니다. 가정에서의 돌봄과 정서·사회성 발달을 위한 교육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한 채 자라는 경우가 많으며, 학교 현장에서도 강압적인 언어와 체벌 중심의 지도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 결과 대다수의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적절히 표현하고 타인과 건강하게 소통하는 경험을 충분히 쌓지 못한 채 성장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현실을 보며 학업 성취에 앞서 아이들의 행동 습관과 사회성을 길러주는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학교 부지 주변의 모든 아이들을 대상으로 무상 유치원을 먼저 운영할 계획입니다. 이후 초등학교를 개교하면 우리 유치원 졸업생 가운데 일정 수준 이상의 학업 성취를 보인 학생들을 우선 선발하고, 결원이 있을 경우 외부 학생을 모집할 예정입니다. 수업료는 전액 무료이며, 식비와 기숙사비만 최소한의 비용으로 운영하고자 합니다.

학교는 단순히 무료교육을 제공하는 공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학업뿐 아니라 저축과 절약, 일과표 작성과 실천, 스스로 계획하고 책임지는 습관을 함께 가르치고자 합니다. 우리가 짓고자 하는 학교는 아이들이 자신의 환경 때문에 현재와 미래를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삶을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는 힘을 기르며 더 많은 가능성을 꿈꿀 수 있는 곳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스타벅스 아아 한잔 양보하면 방과후교실 10명의 아이들에게 공책과 볼펜을 후원할 수 있습니다.
☆ 방과후교실은 탄자니아 현지 구청과의 협업으로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무사히 졸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10대 초반의 임신과 탈선을 최소 10대 중반 이후로 지연시킬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