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인원의 탄자니아 현지 지부장이 한국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AIO 사이트에는 큰 일이 있었습니다.

탄자니아는 다르살렘의 시내 중심가와 그 근처만 DAWASA라는 수도국에서 공급하는 물이 나오고 그 외는 모두 우물을 파서 지상3~8미터 높이의 물탱크에 물을 끌어올려 위치차를 이용하여 물을 씁니다. AIO 사이트 역시 지하 67m 깊이에 물펌프가 있고 물탱크는 지상 7m 높이에 있습니다. 1.5 마력의 물펌프로 물을 올리죠. 그런데, 사이트에 어린이 셋만 생활하던, 어른이 없는 시기에 이 물펌프에 문제가 생겨 물을 못쓰게 됬습니다. 물펌프 전원을 켜고 30여분 지나 뭔가 타는 듯한 냄새가 나 전원을 내렸다는데, 혹시나 사고날까봐 그 이후로는 못쓰게 하고 집안일을 돕는 직원이 길건너 앞집에서 하루에 물을 50여리터씩 얻어와 썼습니다. 지부장이 와서 보니 집도 마당도 엉망진창인 것이 물이 없으니 잔디가 바짝 말라있고, 애들은 씻지 못해서 꽤죄죄, 집도 지저분..

지하에 뚫은 관에 흙 찌꺼기가 많아서 청소를 해야한다해서 청소를 했고, 10리터 들동 한가득 흙이 올라오기는 했습니만, 청소가 끝나고 새로 산 펌프를 집어넣으려고 하는데 안들어가는것… 확인해보니 펌프가 들어갈 관을 기술자들이 지하 10m 어디매에서 부쉈고.. 이들은 또 본인들의 방식대로 문제해결. 모두들 도망갔습니다.

그래서 결국 새 우물을 팠습니다. 기존에는 물탱크실 건물 밑에 우물울 파서 폄프를 떨어뜨렸는데 이번에는 (유지보수가 쉽도록) 물탱크실에서 10여미터 떨어진 곳에 60m우물을 팠고(우여곡절이 좀 있었습니다. 65~70m 깊이로 협의하고 파기 우물을 파기 시작한 것인데, 물펌프가 들어갈 깊이를 결정하는 파란 파이프 19개만 가지고 온 것. 사진상의 파란 파이프 길이가 3m입니다. 다른 파이프와 연결부위는 10cm 정도가 겹치기 때문에 대충 2.9*19=55m. 12m를 더 집어넣으려면 최소 4개가 더 필요. 업자에게 뭐라고 했더니 4개를 더 가지고 왔습니다(총 23개). 다음날 오후에 드릴링이 끝나고 파란 파이프를 집어넣으려고 보니 뭔가 이상해 다시 세보니 21개밖에 없는 것. 2개를 그새 훔쳐서 ㅎ. 결국 가격을 더 깍기로 협의보고 우물파기는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 오후 3시경.

그렇게 기다려도 안오던 비가 쏟아져 빗물을 받아 빨래하고 목욕물로 요긴하게 썼습니다. 대자연의 힘이 참 무서워요. 3주간 물이 없던 곳. 사람도 동물도 식물도 시들시들 힘들게 버텼던 3주. 신나게 퍼붓는 비는 그동안 아무일이 없다는 듯이 우리 모두에게 생기를 돌려주었습니다.

드디어 AIO 사이트에는 물이 생겼고, 이번 주에는 물탱크를 비워 청소를 했는데 바로 위 flushing 하는 사진처럼, 막 drilling한 우물에서 나오는 물처럼 그렇게 지저분했다고 하네요. 앞으로는 1년에 한번씩은 꼭 물탱크 청소를 해야겠다고 다짐하며, 우물을 두번이나 파게된(한번은 2017년 집을 짓기 직전) AIO House 소식 마무리합니다.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