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이 없던 그동안 꽤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 먼저 탄자니아 올인원의 현지 NGO인 PENCILHOPE이 이용하는 와이파이 서비스 제공 업체에 문제가 생겨 한달 넘게 와이파이 서비스가 종단됐습니다. 그래서 홈페이지 새로운 소식 올리는 것이 힘들었어요. 2022년 말부터 3G, LTE 데이터 값이 너무 올라 사진 및 동영상 업로드 쉽지 않습니다.
- 탄자니아 마구풀리 시절에 도입한 국세청 포털 시스템은 국세청 세무서 직원 모두를 힘들게 만들었는데 민원인들도 만만치 않습니다. 잦은 규정 변화와 강화로 PENCILHOPE은 2.7억 실링의 과징금을 맞았고 이 문제를 해결하느라 꽤나 골머리를 앓았습니다만 잘 처리됐습니다. (주의: PENCILHOPE은 외부 회계사 및 외부 감사를 고용하고 있으며 세금 관련하여 의견을 드리지 않습니다. 이 문제에 관련해 문의를 받은 적이 있는데, 세금 및 과징금은 저희가 관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곳은 과징금이 발생한 경우 각자도생의 나라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그동안 Pencilhope 이 보유한 키창가니 학교부지 소유권 분쟁이 이제 막바지에 왔고 곧 최종 결론이 나오는데 여러 이익관계가 얽힌 문제라 교통정리가 필요했고, 상황을 주시하며 학교 공사를 미루고 있었습니다. 소송이 진행되는 Temeke Tribunal에서 학교 공사를 해도 된다는 공식적인 판결이 있었지만, 현재 진행중인 이 재판에서 상대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경우, Pencilhope이 개발한 상태 그대로 상대에게 넘겨줘야하고, Tribunal에서는 “개발을 해도 된다고 했지 소유권을 언급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할 수도 있기때문에 공사 개시여부를 계속 주시하고 있었는데, 9월 세째주에 있었던 재판에서 10월 16일 최종 판결이 나온다고 공식 발언을 했습니다. 우리쪽으로 유리한 판결이 나오도록 분주하게 준비하고 있으니 지켜봐주세요.
- 요즘 다르살렘 전기 사정이 굉장히 불안정해서 3일에 한번씩 6시간~14시간 전기가 나갑니다. 전기가 나가면, 할 수 있는게 많지 않아요. 햇빛이 강하고 뜨거운 이곳은 건물을 지을 때 햇빛이 최대한 안들어오도록 설계를 하기 때문에 전기가 나가는 경우 실내가 컴컴해서 서류작업하기 어렵고, 와이파이가 끊기고, 전화기 배터리도 아껴 써야 하고, 물탱크실에 받아 놓은 물이 많지 않는 경우는 더 최악의 상황으로 갑니다.
- 그리고 가장 큰 문제, 3년여 보건소 앞/뒷마당에서 운영하던 길거리교실에 대한 불만을 키감보니 구청 신임 의료팀장이 제기했고 보건소에서 쫓겨나면 어디로 가야하나 고민이 깊어졌지만, 구청과 긴 협의 후 보건소 근처의 공립초등학교로 활동장소를 변경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구청에서 발행한 신규 활동 허가서가 강력해서 우리 NGO에게는 오히려 일이 더 잘 풀린 것. 이제 키감보니 구 내 모든 공립초등학교 교실 한칸을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2023년 10월부터 활동 장소를 옮긴 우리는 바닥이 아닌 안정적인 환경(교실과 책상 의자 등)에서 아이들을 가르칩니다. 단점이라면, 학교 교사들과 학부모가 지켜보고 있는 곳에서 활동을 하기때문에 행동 하나하나가 구청에 바로 보고될 수 있어 굉장히 조심해야합니다.
구청의 신규 허가서를 바탕으로, 우리는 공립초등학교 7곳에서 방과후 교실을 열기로 했고,
월수금에는 Mjimwema 음지므웨마, Mwasonga 므와쏭가, Mwongozo 므원고조 초등학교에서
화목토에는 Kibada 키바다 Kibugumo 키부구모, Kisarawe II 키사라웨2, Gomvu 곰부 초등학교에서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각 교실에서 40여명의 학생들을 가르칩니다. - 바로 위 사항에 대해서 길거리교실이 아닌 공립초등학교 방과후교실로 운영하게되며, 아래에 첨부된 사진과 같은 표지판이 각 공립학교 교실입구 상단에 부착됩니다. 또한, 매 년 상반기에 전년도 활동결과보고서 및 당해년도 활동계획서를 구청 및 해당학교에 전달하게 됩니다.

2018년부터 키감보니 구청과 PENCIL HOPE이 함께 운영하는 방과후교실
구청의 신규 활동 허가서에 대해, 이해가 잘 안된다면?
예를 들어, 서울시 도봉구청에서 도봉구 내의 모든 공립학교 교실 한 칸을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2시간 동안 NGO 활동을 위해 연중무휴로 쓸 수 있게 열어준 것과 같습니다.

사진의 이 공책은 음지므웨마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의 것으로, 여전히 종이에 막대를 그려 개수를 세며 셈을 합니다. 그 이유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 배워야 했을 기본 산술을 못했기 때문이고, 지금까지 사는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인데, 문제는 기본 산술을 잘 못하는 이 아이가 수학적 개념이 필요한 위 학년이 되면 공부를 포기한다는 것입니다. 막대를 열심히 그려 숫자를 세고 답을 쓰지만, 막대를 모두 그리기에는 숫자가 상당히 크고, 우리가 아는 십진법의 연산으로 10개씩 띄워서 그리면 그나마 좋겠지만 그 개념을 이 아이의 머릿속에 넣어주기 쉽지 않고,
막대를 그리는 과정에서 하나를 더 그리거나 덜 그리는 에러가, 막대 개수를 세는 과정에서 에러가 나서, 이걸 어쩌나… 결국 틀렸네요.
사진 속 공책 주인 학생에게 쉽게 셈하는 방법을 가르쳐줬더니 바로 따라옵니다. 바로 이때 느끼는 희열은, 초콜렛 공장에 견학할 수 있는 딱지를 얻은 찰리의 마음 같다고 해야 할까요? 아이도 교사도 말입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활동가 모두가 이 아이의 인생을 살짝 흔들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순간입니다.
가끔은 활동이나 이곳 생활에 힘이 부쳐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는데, 이런 희열이 우리를 현장으로 낚아 끄는 낚시 바늘 같아요. 언젠가 바늘이 부러질 수도 있지만 그래도 기다려지는 미끼같은 아이들
우리와 함께해주세요. 아이들의 친구가 되어주세요.



☆ 스타벅스 아아 한잔 양보하면 길거리교실 10명의 아이들에게 공책과 볼펜을 후원할 수 있습니다
☆ 길거리교실은 탄자니아 현지 구청과의 협업으로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무사히 졸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10대 초반의 임신과 탈선을 최소 10대 중반 이후로 지연시킬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