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하는 대다수의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손씼기의 중요성은 굳이 쓰지 않아도 모두들 잘 아실테고요, 다 큰 애들의 손씻기 교육, 특히 실습 수업을 왜 하냐고 물으신다면?
이곳은 음식을 손가락으로 주억거려 먹어요. 원래 그랬는지 아니면 인도의 영향인지는 알 수 없고요. 최근에 와서 쌀밥을 먹는 사람들이 좀 생겼지만, 주로 옥수수 가루를 뜨거운 물에 섞어 떡을 만들고, 볶은 마른 멸치나 튀긴 생선, 볶은 소고기와 볶은 채소 등을 큰 쟁반 하나에 올려 손가락으로 떼서 주억거려 먹습니다. 식구 모두가 공유하는데, 식사 모습은 한국의 대가족이 대청마루에 모여 앉아 먹는 것과 유사합니다.
문제는 식사를 하는 손.
이곳에서는 화장실에서 휴지 대신, 수동식 비데(물총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한국에도 설치하는 가정이 생긴 것 같아요)를 이용하거나 바가지로 물을 퍼서 왼손으로 밑을 닦습니다. 왼손은 더러운 걸 만지는 손, 오른손은 깨끗한 것과 음식을 만지는 손입니다. 탄자니아에서 악수할 때 왼손을 내밀면 상당한 모욕으로 느낀다고 합니다.
몇몇 공립학교에 손씼기 그림+스와힐리어 설명이 있는 포스터가 붙어있거나 벽화가 있는데, 실제 실습을 안하기 때문에, 포스터는 백그라운드 음악처럼 학교나 학생들에게 큰 의미는 없고, NGO에서 후원하는 물품에만 집중합니다. 우리가 공립학교와 공공기관 경찰서, 보건소 등에서 손씼기 실습 교육을 시작한 것은 2017년인데요, 코로나 직후부터 그 중요성이 부각되었고, 구청 요청으로 더 활발하게 교육지원을 나가는 프로그램입니다.
손씻기 프로그램이 글의 시작 부분에서 쓴 것처럼 이곳 아이들에게 굉장히 중요하고 구청에서도 이 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하지만, 운영이 쉽지는 않습니다. 키감보니는 서울과 맞먹는 광대한 크기에 대부분이 녹지인데다 대부분 비포장 도로입니다. 학교는 당연히 키감보니 전역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활동가가 각 학교를 찾아가서 학교장을 설득하여 교사들의 협조를 받아 실습교육을 합니다. 키감보니 구청에서 받은 활동 허가증에는 단서 하나가 붙어있어요. 학교 운영에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키감보니 관내 공립학교 내 NGO 활동을 허가한다. 학교장이 프로그램을 거부하면 그냥 돌아와야 합니다. 왕복 60여키로 비포장 도로를 버스를 타고 방문했음에도 성과 없이 돌아온 적이 있어요. 지금까지 두 번 겪었고 앞으로도 또 겪을 수 있는 문제이지만, 그래도 우리가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이유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좀 더 단단히 단속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2025년에는 우리 활동가 A가 키감보니 내 30여곳의 공립 초등학교를 일주일에 두 곳 방문하여 2, 3학년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손씻기 수업을 진행합니다. 어려움이 많아도 앞만보고 걷는다는 낙타처럼 꿋꿋하게 활동하려 합니다. 이 활동에 후원자님들의 관심 부탁드립니다.
☆ 스타벅스 아아 한잔 양보하면 방과후교실 10명의 아이들에게 공책과 볼펜을 후원할 수 있습니다
☆ 방과후교실은 탄자니아 현지 구청과의 협업으로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무사히 졸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10대 초반의 임신과 탈선을 최소 10대 중반 이후로 지연시킬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