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는 학교를 여러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예를들면 레벨별로 초등, 중등학교, 대학교 대학원과으로 분류하거나, 공립이냐 사립이냐로 분류)
가장 안타깝고 이해하기 힘든것이 영어를 쓰는 학교 vs 안쓰는 학교입니다. 전자는 사립, 후자는 공립. 사립은 모든 과목을 영어로만 가르치고 공립은 모든 과목을 영어로 안가르칩니다. 사립학교에서 스와힐리어 수업 시간 제외 스와힐리어를 쓰면 매를 맞아요. 영어만 쓰도록 하는 것, 아이가 영어를 잘 하는 것이 부모가 원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영어는 그래서 이 나라에서 지배의 수단이 되기도 하고 계층을 가르는 중요한 척도가 되기도 합니다. 아이만이라도 중산층에 편입되도록 굉장히 힘들게 사립학교에 보내는 집은 안타깝게도 아이와 부모간 대화가 단절됩니다. 아이는 영어를 쓰는것이 처음에는 힘들지만, 학교에서 스와힐리어를 쓰지않도록 훈련을 받고 학교에서의 일을 부모와 공유하지 않습니다. 국제언어이지만 계층간 그리고 가족내에서도 의사소통이 되지 않도록 돕는 국제 언어.

특히나, 이곳 어린이들은, 집에와서 구구절절하게 귀에 피나게 떠들어대는 한국의 초딩들과는 참 많이 다릅니다. 말하기 굉장히 좋아하지만, 정작 가족끼리 특히 부모자식간 대화가 별로 없는 나라인데, 영어까지 이를 돕는 것

두 부류 학교의 공통 사항은 스와힐리어 과목.
사립은 그럼에도 영어로 스와힐리어를 가르쳐요. 공립 사립 모두 그리고 국가시험에 스와힐리어 과목에서 꼭 나오는 문제가 하나있는데 그것은 바로 Methali 입니다. Methali는 탄자니아 속담 격언집입니다.
문제의 유형은, _____A______, _____B______
A가 질문, B가 빈 칸: B를 채우시오
A가 빈 칸, B가 질문: A를 채우시오.

신기하게도 Methali를 학교에서 안가르치고 대부분 애들은 다 틀려요. AIO 지부장의 자녀가 스와힐리어 시험에서 항상 1등인 이유는 스와힐리어를 1등으로 구사해서가 아니고 전략적으로 공부를 하기 때문입니다. 시험에 나올만한 문제를 공략해서 전체적으로 공부하는 것.

그래서 2022년 상반기 방학 특강부터 실험적으로 Methali 교재를 만들어 AIO 교사들이 Methali를 가르쳤고, 반응이 너무 좋아서 방학이 지난 지금도 매일 공부하고있습니다. 길거리교실에 참석하는 아동들의 부모님들 역시 (아이가 수학만을 공부할 때보다) 좋아한다는 피드백을 주는 것이(말이 굉장히 빨리 도는 나라입니다) 수학을 가르칠 때는 집에 돌아가 대화할 거리가 없지만 Methali가 스와힐리어이고 부모도 아는 속담을 부모와 대화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교사가 선창하면 애들이 응답하는 식으로 공부를 하는데 참 재미있어요. 그 누구도 찡그리지도 스트레스 받지 않습니다. 어제도 굉장히 큰 비가 내려 신발이 젖을까 걱정된 아이들은 길거리교실을 맨발로 찾아옵니다. 즐거운 학교 길거리교실. 춥고 배고파도 일단 즐겁게 공부할 수 있고 친구가 있는 곳.

이 아동들의 친구가 되어주지 않으실래요?